• 최종편집 2026-04-01(수)
 

예산군이 농경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색깔이 있는 벼 품종을 심어 논 자체를 그림으로 연출하는 사업을 시도했으나 기상 여건에 사후관리 부실이 더해져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벼 생육단계에 따라 벼의 색깔이 노랗게 변해갈 것이란 점을 계산에 넣지 않고 노랑·흰색 등 밝은 계열을 띠는 품종으로 디자인하다 보니 벼 수확기에 다다를수록 색상은 겹치게 돼 당초 의도한 디자인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9일 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농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유색벼 논그림’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4월 군정조정위원회를 통해 느린호수길이 지나는 예당저수지 수변 부근 논 1ha를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이어 이곳을 디자인할 ‘I♥예산’ 문구와 황새·팽귄 그림 등 3개 도안을 확정했다. 사업예산으로는 농지 임차료, 도안비, 재료비, 인건비 등에 4400만원이 쓰였다.


논 중앙부에는 각기 다른 색상의 벼를 심어 그림이나 문구를 형상화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일반적인 품종을 심어 벼의 생육단계에 따라 녹색에서 노란색상 도화지로 변화하며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식이다.


군은 이를 통해 농업의 가치와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 동시에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모내기와 함께 논그림 사업이 추진된 지 불과 석달 만에 의도한 디자인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형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농경지에 황새와 하트를 도안했던 모내기 시점에선 녹색의 어린 모를 배경으로 흰색·검정색 벼를 섞어 넣은 황새 형상이나 노란색 하트 역시 선명했으나, 성숙기에 접어든 현재 일반 벼와의 색상 차이가 별반 없어 그림의 틀이 깨져버린 것. 노랑 등 밝은 계열을 배제하고 이와 반대되는 보색으로 도안을 짜야 하는 이유다.


사후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내린 호우로 도안을 그려 넣는데 쓰인 유색벼 상당량이 도복됐는데도 아직까지 원형 상태로 복원되지 않아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 저수지 산책길에 만난 정모씨는 “벼가 익으면서 노란색을 변하는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밝은 계통의 색상을 많이 디자인한 건 실책”이라며 “하트 디자인은 주변과 색상이 구분도 없이 벼들이 모두 엎쳐 있고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느린호수길을 지나던 외지 관광객은 “차라리 예산을 대표하는 빨간 사과를 표현했더라면 색감이 훨씬 잘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논에 그려 넣은 것들이 무엇을 표현하려 한 건지 아무리 쳐다봐도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범적으로 한 사업이라 장소 선정 등 부족한 면이 있었다“면서 ”다음엔 예산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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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그림 사후관리 부실 ‘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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